4.24 ~ 4.30 주간일기
주간일기를 쓸때면, 늘 함께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절기마다 그에 어울리는 노래를 올려주는데, 주로 인디가수들의 노래나 사운드클라우드의 커버곡들이 업로드된다.
얼마전에는 '곡우'라는 플레이리스트가 올라왔다.
이 절기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를 지녔으며 봄철의 마지막 절기이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불어서 인지, 연초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나의 모습이나 일의 진전도 때문인지
벌써 여름을 맞이해야하는 사실이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다.
이번주에 드디어 나를 두달간 괴롭히던 수학수업이 종강했다. 물론 아직 과제 1개와 기말고사가 남았지만 바쁘게 달려온 수업인만큼 앞으로 남은 학기동안 추가 수업은 없었다. 되돌아보면 별게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어떻게든 다른 학부생들에게 뒤쳐지지않으려고 노력하며 스트레스도 받았었다.. 그래서 연구실 형들을 꼬셔 종강기념으로 학교밖 짜장면을 한그릇했다. 고시촌 근처에서 오래동안 살아남은 이 짜장면 집은, 놀랍게도 아직도 짜장면 한그릇에 5,500원을 유지하는 가게였다. 맛도 가격도 모두 괜찮은 집으로 셋이서 배터지게 먹었음에도 한사람당 만원정도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한달만에 술을 마셨다. 한동안 몸이 좋지않아 운동도 술도 모두 쉬고있었지만 최근에 부쩍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게 되었다. 지난 정밀검사에서 신체적인 문제보다는 정신적인 문제를 원인으로 진단받은 이후, 오히려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큰 문제가 아님을 확인하는것 자체만으로도 치유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연구실을 나와 집근처 치킨집에서 맥주한잔 했는데, 지금의 연구를 같이 디스커션 해주는 형이고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 하는 연구부터 대학원생활, 연애 등 얘기해다보니 한잔으론 부족해 근처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가운 런던프라이드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갔다.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동네 맥주집에서 둘이 한잔하는것을 좋아한다. 조금더 내 생각과 감정에 솔직하게 얘기하게되고 상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게 된다. 조금 더 이야기의 공명이 크달까. 가끔은 이렇게 동료들과 연구실 밖으로 나와 맥주한잔 하는것도 좋을것 같다.
신기하게도 다음날 아침 샤워하면서 연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별로 마시지도 않았지만 오랜만에 마신 맥주는 다음날 약간의 불청객으로 찾아왔고 찡그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띵한 머리를 이끌고 샤워기를 틀고 멍하니 앞을 보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나 급하게 메모장을 켜고 적었다. 그렇게 씻지도 않고 한참을 적고 줌미팅을 하며 공유했는데, 다행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아직은 확인해야할 부분들이 많기에 설레발은 금물이지만 스팀팩쓴 마린마냥 갑자기 엄청난 의욕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역시 연구 조울증이 확실하다.
금요일에는 떠올랐던 아이디어들을 정리하기 위해, 동네를 벗어나 리브레리에 다녀왔다. 내가 다시온다했지.
직업 특성상 재택이 비교적 자유로워 목요일이나 금요일쯤이면 리프레시겸 나와서 일할때가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와서 들뜬 마음을 잡기위해, 4시간만 딱 집중해서 일하고 책읽다가 마무리하곤 한다.
파라다이스도 좋지만, 설입 근처에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토요일엔 예상치못하게 비가 내렸다. 이틀에 한번꼴로는 밤에 나가 런닝을 하는데, 뛰기시작할때쯤 비가 내려 얼마가지 못해 발걸음을 돌렸다. 축축해진 몸을 씻고 따뜻하게 밀크티를 한잔하기 위해 인파라다이스[5]에 들렸다. 평소와 다르게 늦은시간에 시끌벅쩍했는데, 사장님 지인분이 생일겸 디제잉파티를 하기위해 대관했다고 하였다. 한두곡 더 들으며 사장님 지인분들과 얘기하다보니 어느덧 마감할 시간이 다가왔다. 특히 같이 있던 분들이 음악을 좋아하셨는데, 디제잉 이후에도 가게음악들을 들으며 음악얘기로만 술병을 비웠다. 나의 경우,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지만,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특히 그중에서 밴드가 많아 서로 접점이 없진 않았다. 가게를 나오고 아쉬워서, 근처 LP바로 향했다. 락을 주로 취급하는 곳으로, 같이 온분이 예전에 일한적이 있어 더더욱 편하게 즐겼다. 여기도 혼자 자주 올 것 같다.
다음주 한주는 생일주간이라 대구에서 재택 할 예정이다. 내려가기전 일요일에 서울역 근처에서 잠시 지인들과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한잔 했다. 3명이 모였는데, 서로 pairwise하게는 오래 알고있었는데, 셋이 모두 아는 사이라는것은 모르고 지낸 신기한 관계이다. 그리고 셋은 또 신기하게도 2개월씩 군번차이가 나는 카투사출신인 공통점도 있었다. 묘하게 신기하게 엮여있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이 녀석들과 서울에서 마지막 커피를 한잔하고 대구로 향했다.
[1] 황제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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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븐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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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운드온더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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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리브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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