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 3.19 주간일기
지난주 한주 밀린 덕분(?)에 이번에도 조금 뒤늦은 주간일기를 작성한다 ㅎㅎㅎ
일에 살짝 지친 수요일 저녁, 일찍 내려와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지난 한주를 되돌아보는것도 괜찮겠다며 애써 위로해본다.
지난 월요일과 같이, 맛있는 저녁들로 한주를 시작했다. 연구실 친한 형의 부모님이 싱싱한 세발낙지를 당일배송으로 보내주셔 육회와 함께 낙지 탕탕이를 해먹었다. 근처 정육점[1]에서 육회를 구매하여 떡볶이와 닭강정까지 이것저것 시켜 먹었다. 다들 또 바쁘게 한주를 보내야하는 사람들이기에 술은 가볍게 위스키와 하이볼로 마무리했다. 육회와 낙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여 신기하게도 빨리 주말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한주의 시작을 이렇게 맛있게 시작하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다.
얼마전에 학교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중, 고등학교 선배를 만난 적이 있다. 당연히 졸업했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 형도 대학원까지 붙잡혀있던 것이었다. 같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해졌고 또 농구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 부쩍 가까워진 형이었다. 몸싸움이 수반되는 스포츠를 하다보면 신경질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나또한 승부욕으로 인해 가끔은 올라오는 감정을 못다스릴 때가 있다. 하지만 가장 거친 자리인 센터를 보면서도 단 한번도 신경질 내지 않던 형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다. 당장 점심약속을 잡았다. 대학원생이라 둘다 멀리 나가지 못하고 학교내에서 점심을 먹었다. 9년이 지났지만 형은 한결같이 미소로 먼저 반겨주었다. 오랜만에 만나 고등학교때 얘기, 대학원 얘기 등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햄버거[2]와 커피 한잔[3]까지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했다.
한해가 지날수록 얼굴에 미소를 유지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일, 연애, 친구관계 등 신경써야할 것들은 더 다양해지고 심화되어 새로움과 설렘보다는 책임들로 살아가는게 다소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걱정을 적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각자의 고민들은 있기에 그런 의미에서 미소를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감정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이되는 것을 알기에 주변인들에게 조금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는 사람. 그렇기에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고 타인을 반기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나도 내 자신과 내 주변인들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환한 미소로 하루를 맞이했으면 한다.
이번주는 정말 이벤트가 많았다. 목요일엔 LG TECH CONFERENCE[4] 그리고 금요일엔 오랜만에 보는 후배들과의 술자리. 테크 컨퍼런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4년만에 열렸다. LG에서 시도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맡볼 수 있었고 현업에 있는 AI연구자들과도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연구와 관련된 행사이므로 테크 컨퍼런스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따로 포스팅을 남길까 한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와서 가서도 맥주마시며 엄청 즐긴기억밖에 없긴하지만..ㅎ 뭐 일도 때론 가볍게 바라보는 것도 좋으니, 포스팅이 너무 미뤄지지만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엘지에 다녀와서는 일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바로 파라다이스[5]로 향했다. 앞으로 내 주간일기에 자주 등장할 예정인 이 카페는, 나에게는 이름 그대로 낙원과 같은 공간이다. 잔잔한 음악속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며 생각정리도 하고 사장님과 담소도 나누다보면, 복잡했던 머리가 비워지고 피곤했던 몸이 어느정도 나른해지는 그런 곳이다. 금요일엔 2년만에 대외활동을 함께하던 친구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동생들이지만 20대 초반을 함께 했던 동생들이기에 어제 본것 마냥 친숙했다. 닭한마리[6]를 뜯으면서 예전 얘기들을 하나둘씩 꺼내다보니 밤이 훌쩍지났고 버스가 끊기고도 한참을 지나고서야 텍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주도 빠짐없이 주말엔 옷을 보고 왔다. 저번에 유일하게 가보지못한 신사.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었던 브랜드가 있어 신사로 향했다. 옷을 보기 전에 현우동[7]에서 든든하게 자루 우동으로 배를 채웠다. 전날 술을 조금 마셔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자루우동이라면 못참지. 추가할 수 있는 토핑은 모두 추가하며 배불리 먹었다. 신사오면 꼭 들리는 나타오비카[8]에도 들려 에그타르트도 슥삭했다. 나타오비카가 다른 지점들도 많은데, 신기하게도 본점인 신사점만큼은 다들 맛 있진 않은것 같다. 기준이란게 참 애매하지만, 본점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를 먹을때면 신기하게도 포르투갈 현지에서 먹은 맛이 기억이 난다. 그때의 맛뿐만 아니라, 줄이길어 끝내 사지 못해 우울하고있을때 앞에 계시던 할머니가 건내어준 장면도 생각이 난다. 첫 유럽여행, 첫 도시에서 느꼈던 온정이 그리워서인지 가로수길을 들릴때면 꼭 들리는 집이다.
디저트까지 채우고나서 네이머스클로딩[9], 블루스맨[10]으로 향했다. 평소 좋아하는 소수의 가게에서 30분이상씩 오래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여 하루에 2~3개만 보는 편이다. 또 더 둘러보고 싶기도했지만 함께 온 친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엔 같이 옷을 보려고 약속잡은것이지만 친구의 마음이 바뀌어 본의 아니게 내 옷만 보게되어 속성으로 꼭 가고 싶은곳만 들리고 얘기를 더 나누려고 노력했다.
이번주는 부지런히 일요일도 외출했다. 제일 가깝게 지내는 친구무리와 주말이면 간혹 커피모임이라는 이유로 카페에서 근황토크를 한다. 일년동안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일과 같은 행사도 하고 최근 근황들을 서로 나누기도 한다. 약속은 보통 한주전에 갑작스럽게 잡는 편인데, 보통 가고 싶은 카페가 생긴 사람이 먼저 얘기를 한다. 원래는 가고 싶었던 카페가 있었지만, 자리가 없어 급하게 다른 카페[11]로 옮겼다. 올봄에 있는 친구들의 생일계획과 올여름 휴가계획을 얘기만으로도 커피 한잔이 마무리 됐고 아쉬웠는지 노들섬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세먼지가 꽤나 심하긴 했지만 날씨가 맑아 기분좋은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미리 약속하여 만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모여 편안하게 스몰토크들이 난무하는 약속이 더욱 매력있다. 그래서 나도 누군가의 변덕스러운 일상에 여유롭게 시간을 내주어, 그 삶의 일부로 편안하게 스며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어쩌다보니 주간일기가 먹은걸로 가득차게 되었다. 하지만 이게 행복이지.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하듯이, 입에 들어가는게 좋아야 좋은 아이디어가 입에서 나오는 법. 다음주도 먹거리로 가득한 한주로 보내길!
[1] 송송정육점 쑥고개본점
송송정육점 쑥고개본점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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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인온스 서울대500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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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카페 Ing 서울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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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G 사이언스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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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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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동대닭한마리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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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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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나타오비카 가로수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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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네이머클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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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블루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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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프렌밀리 카페&와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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