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 ~ 4.23 주간일기

마음의 병이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닫는 한주였다.

 

한달넘게 두통과 흉부통증을 느끼고 있었고 스트레스때문일거라 어느정도 짐작했다.

조금 쉬면 나을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별다른 조취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정상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다시 나을 수 있을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월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왼쪽가슴이 쥐어짜는듯한 통증을 느끼고서야, 이 통증의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가볍게 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곧바로 근처 병원에 외래를 예약했고 정밀검사를 받게되었다.

 

검사 결과는 예상했던대로, 신체적인 질환의 문제는 아니었다. 신체 기능이나 영양상태는 진료해준 의사분께서 근래 본 환자중 가장 좋은 컨디션이라 말씀하셨다. 결국 스트레스였다.

 

남들보다는 예민하기에, 스트레스를 평소에 많이 받는다고는 생각했지만 반면에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에도 특화되어 있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참지 못하는 두통이 찾아오더라도 스쿼트 한방에 머리를 비우는 과정에도 익숙했다. 그래서 외래결과의 확인사살이 조금은 더 당혹스러웠다. 간수치와 같은 영양의 문제거나 신체적인 기능의 문제라면, 식습관을 고치거나 잠시 휴식을 통한 해결방안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스트레스를 덜받는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는 나도 결국엔 스트레스 앞에 두손두발 든것 같아, 일종의 패배감이 들기도 했다. 

 

도망치듯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몸상태가 안좋아 당장 운동을 할 수 없기에,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공간으로 향했다. 얼마전 파라다이스[1] 사장님덕분에 눈뜬 아띠[2]의 찹쌀소보루빵과 커피도 한잔하고 연구실 선배, 후배들과 고기[3], [4]로 배를 채우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왼) 파라다이스[1]와 아띠[2]의 찹쌀도넛 (중) 시골집[3]의 폭탄쌈 (오) 돼지명가[4]의 명가 한판

일을 해야하는 평일이면, 연구실을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향해 재택을 하기도 했다. 북덕방[5]은 집과는 조금 멀어 자주가진 못하지만 근처갈일이 있거나 재택할때면 꼭 들리는 카페이다. 브루잉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8평 남짓 안되는 이 작은 카페는, 여행작가의 엽서와 도예가의 접시, 그리고 싱어송라이터의 노래와 같이 작은 취향들이 모여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쌓여가는 곳이기에, 나의 연구에 있어 큰 원동력이 되고 또 소소한 위로를 받고 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평소보다 논문을 읽고 연상하는게 조금은 더 자연스러웠고 연구의 또 다른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했다. 

북덕방[5]의 핸드드립은 여전했다

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주말에는 가까운 반포한강공원과 노들섬으로 향했다. 필터커피, 한강자전거, 그리괴 야경. 좋아하는 것으로 덕지덕지 주말을 채우다보니 어느덧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 물론 이때의 꽃가루 폭격으로 인해 아직도 수도꼭지마냥 콧물이 줄줄나오고 있다.

노들섬과 브루잉커피[6], [7]

결국 내가 지금 잘 할수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당분간은 집중해보기로 결정했다.

꾸준함과 호기심. 어쩌면 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도 이 두가지였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꾸준히 지키는것에 자신이 있었다. 뉴럴넷이 왜 잘 작동하는지 궁금해서 시작했던것처럼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이를 탐구하는 루틴을 만들어 하나씩 해결해보고자 한다.

오는주부터는 새벽을 하루의 시작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전의 시간을 일에 조금더 할애하려고 한다. 오전과 오후 각 4시간씩 집중하고 퇴근 한 저녁이면, 체육관을 대신하여 런닝이라도 꾸준히 해봐야지.

장군봉[8]의 야경과 런닝

 

 

[1] 인파라다이스

인파라다이스 : 네이버

[2] 아띠85도씨베이커리

아띠85도씨베이커리 : 네이버

[3] 시골집

시골집 : 네이버

[4] 돼지명가

돼지명가 : 네이버

[5] 북덕방

북덕방 : 네이버

[6] 더체임버

더 체임버 : 네이버

[7] 더피자사운즈

더피자사운즈 : 네이버

[8] 장군봉근린공원

장군봉근린공원 : 네이버